하꼬

내 하꼬가 대기업 된다는 걸 이젠 못 믿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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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가리 아물고 간만에 자주 보던 하꼬 방송을 보니
새삼스레 너무너무 허술하고 재미가 없단 걸 깨달았다.

예를들어ㅡ

누가 봐도 그건 하루 방송 시간을 풀로 써서
할 가치가 있는 의미있는 컨텐츠가 아니었다.
근데 게임을 켜면 그런 날이 대부분이었다.


유튭각을 계획하고 게임을 하는게 아니라 그저 우연히
하늘이 내려준 꿀잼 클립각 같은 걸 기다리는 것만 같았다.
게임을 켜면 열심히 '일'을 하고 있단 생각을 하기라도 하는 걸까.


조언을 잘 듣겠다지만 그 조언은 결국 남이 노력해서 얻은 정보고
자존감이 또 무너지면 "너도 방송해봐 그럼"이라고 말할게 뻔해보였다.
안 가르쳐줘서 모르는게 아니라, 잘 될 애들은 알아서 호기심에 검색하다
있는지도 몰랐던 기능들 까지도 덤으로 찾아.   변명하지 마.


이벤트 데이를 잘 챙기지 못한 건 실수가 아니라
평소에 알게 모르게 쌓여진 게으름이 다른 이름의 명분을 얻었을 뿐이야.
그렇다고 미안 할 건 없지. 네 방송이니까.


'나보다 상위 티어인 동성 스트리머랑 친목 쌓고 싶다'고 말하지만
그 잘 나가는 애는 너보다 야망도 크고 바쁠텐데 너랑 놀 이유가 있을까?
공부 잘 하는 애들 대부분은 네가 아니라 잘하는 애들끼리 어울려 다녀.


평청자는 그대로인데 팔로우 늘었다고 팬서비스는 나날이 줄어가고
유일한 소통 창구인 트게더는 너가 게으르니 즐거움이란 걸 찾기 힘들지.
한줄 달린 댓글의 본문은 10줄이 넘는 정성 글이었는데.


재미는 없어도 귀여움으로 어필하던 그 리액션들은
시간이 지나 열화해서 더 이상 감흥도 없는 것이 되어 버렸어.
리액션을 위한 리액션은 해 주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겁지 않은데.


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큰 재능과 센스는 없다는 걸
사실 나보다 오래 본 고인물들은 진작에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.
근데 어쩌면 너 자신도 한편으론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.


이제 네게 초심인건 평청자 수와 해묵은 리액션 뿐인 것 같아.
너의 마인드는 이미 고여버린 트수들과 다른게 없어 보이기도 해.
니 목표와 꿈을 네 입으로 말 할 때도 이젠 의지나 감정이 안 느껴져.



니가 그 남스 방에서 열심히 채팅치고 도네 할 때
굳이 그 방에서 남자인 내가 함께 채팅치고 후원한 건

니가 좋아하는 그 방송이 널 힐링 시켜주도록 바래서 도네했던 거야.
난 게이가 아니란다.



너와 너의 방송을 정말 좋아했지만
매일 방종 때까지 채팅 친 여러 계절의 시간과
도네를 다른 하꼬에게 썼다면 혹시 많은 사람이 더 행복했을까?


아니면 니가 아니라서 덜 행복했을까?  이건 모르겠네.


니가 대기업이 되면 나도 뿌듯하겠지만ㅡ 진짜 그렇게 되면


그 때 난




'대기업 되는 거 아무나 하는구나'란 생각을 할 것 같기도 해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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